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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28 어떤 슬리퍼 제조사 대리 시절 작업...

 

 
뇌조리에 있는, 뭐 나름 VJ 특공대에도 나왔다는 슬리퍼 회사였지.
그렇지만 체계가 잡혀있지 않아서 중구난방이었고 힘들었다.
어느 순간에... 과연 여기가 나와 맞는가도 싶었고
마치 내 고향별 두고 온 기분처럼, 다시 엔지니어가 되고싶어진거임.

무엇보다도 힘든건...
사람이지 기계는 아닌데, 밥좀 편히 먹었으면 싶지만
난 일 잘 하는척하며 밥상 머리에서 일 얘기 꺼내면
내 췌장을 칼질하는듯 불편하기만 했고
시종일관 내내 고함만을 지르는 그런 분위기가 괴로웠다.

무엇보다도 회사 경영진들의 '내 회사고 내 집인데 어떠랴.' 라는 마인드가
후진국삘 느낌에, 배려가 없는거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다.
회사는 일터지, 막 해도 되는 공간이 아니었어.
사무실에서 나는 사장이니까, 나는 사장의 처조카인 과장이고 실세니까,
이러면서 그냥 치우는 사람 따로 있고, 그저 너구리 잡듯 뽀얗게 피어나는 담배...
이거는 회사의 모습이 아니구나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편하려고, 내가 작업을 편하고 빠르게 하려고
내가 사용하던 물건들을 가지고 다니거나 갖고 와서 쓴다.
천성이 내성적이라 그리 뭐 조르는 편도 아니고
아니 부모님께도 그래본 적이 아예 없어놔서
내가 사서 쓰고 만다는 식이 팽배하지만
그래서 뭐 작은거라도 회사에 사내라고 하기도 싫었고 말야.
허나 그건 순전 나만의 이유인데, 거기에 토를 달면 그 누가 좋을까.
돈 벌려고 입사를 한 것이지, 난 자선 사업 하러 간 것도 아니고
내 돈으로 내가 산 내 개인 사유재산을 나눠 쓸 의무도 없건만
그거 안 주고 안 빌려준다며 치졸하게 퇴근 십분 전에 폭탄 업무 주고
독신녀는 집도 가지 말라는 식으로 고의로 골리는게 신물이 났다.

죄 지은게 아니므로 거기 있던 일들, 나 나왔어도 내 공간에 쓸 수 있고
이걸 뒤져서 뭐라뭐라 한들, 사생활 침해죄 내가 물을거고
바보는 아니라는거야 나도 말이지. 없던 일을 구라 까겠나.

가장 경악하는건... 내 다정다감한 잔정 많은 심리를 악용하는건데
난 내가 감기 걸리기 싫어서 좋은 약용 가글을 한 통 사놨지.
작은 컵이 붙어있었어. 그걸 과장이라는 놈이 보더니
와서 그냥 집으면서 좀 빌려달란다 유부남이. 그건 아니지.
가타부타 된다 아니다를 기다린 것도 아니고
여사원의 개인 사물이면서 입 대고 하는 구강 청결제 컵에
자기가 따라서 지 입에 갖다대는건 무슨 개매너인지.
입 안 대고 그 컵으로 털어서 넣어도 뭐 되나? 무식한거지 그건.
종이컵도 많은데 좀 따라가면 나도 두고두고 씹지는 않았겠지만
정작 나는 사용도 별로 몬하고, 반 통 이상이나 없어진거다.
내 퇴근 후에도 자기 몸 생각한다고 뒤져서 써 봐, 좋겠어?

그러니까 퇴사를 하는거지.
비전도 없어보이지만, 일단 정글이지 회사가 아니라서.
그리고 월급을 봉투로 줬다가 뱅킹을 하다가 갑자기 날짜 바꾸면
말 다 한거지 뭐하러 거기서 버거지를 치겠나.
그래서 나는 다시 엔지니어의 길을 가기로 했고
이 그림들은 거기서 그린 그림들을 스냅샷으로 저장한 일부야.

아무튼... 사람은 서로를 배려하고 살아야 돼.
자기만 먹고 살겠다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 민폐 끼치는 광고도
난 그런거 취미가 없어놔서, 여기에도 차단 IP나 필터가 적용된거지.
광고료는 내고 광고하라 이거다. 막말로 언제 봤다고 공해질인가.
내가 남 피해 준 적이 없다면, 받을 이유도 없다.
자기 먹고 살려고 남의 개인 공간에 와서 그러는건 불법 아닌가.
그 어떤 좋은걸 광고를 해도, 그 순간 정내미가 확 가.
그래서 나는 나답게 까탈 떨면서 내 권리 내 공간 지키곤 해.

아무튼 여기도 내 집이니 일종의 인생 백업이다.

슬라이드쇼로 된 그림들이라, 클릭해야 다른 것들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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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ss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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