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게으름의 끝을 부여잡고, 쓴다 쓴다 벼르다 아끼다 똥 될까봐 마침 비 왔던 날에 쓰는 '레인(Rain)'이다.
유라이어힙의 골수 팬이라면 필자처럼 바이런의 음색에 열광하기 마련인데, 언제나 그렇듯 참 스무스하면서도
뭔가 지독히 애상적인 삘링을 퐉퐉 튕겨주는 이런 아름다운 곡도 불렀다.
이전에 앞서 적은 '7월의 아침'에 대해 적은 바와 같이, 오르겐 영역의 범접 불가할 그 인물 켄 헨슬리의 피아노.
여기서도 고즈넉히 떨어지는 빗방울을 묘사하듯 너무나도 서정적으로 꽂히기까지 한다.
우선... 음악 걸고, 들어가면서 이야기를 이어가겠다.





 

1972년도 'Magician's Birthday'라는 앨범이 이 영상 내내 나오는 자켓이라고 보시면 된다. 거기서부터 나온거다.
켄 헨슬리와 데이빗 바이런의 역할 혹은 비중이 너무 컸던 바람에, 초창기와같은 전설적 전성기는 이후 없지만
그래도 올드 하드락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그룹이면서 프로그레시브 락 장르에서도 제법
위치가 탄실한 그룹이 바로 Uriah Heep이다. 필자도 그 초창기의 뽕 먹은 듯한 사이키델릭한 사운드에
반응하고 환장하고 아련해하고 뭐 그러는거다. 살아있었으면 언젠가 켄 헨슬리처럼 다시 모여 할 수도 있건만,
떠나고 없는 바이런이라서 들으면 들을 수록 그 애잔한 감동이 뭔가 크게 아쉬운듯 따라붙는지도 모르겠다.

락이라고 다 지르고 보자는 발악하는 절규같은 발성과 굉음같은 전자 악기의 연주가 다는 아니라는게
이 밴드의 이 곡만 해도 그렇다. 원 곡을 부른 이들이 유명하고 입지 확고한 락밴드라는걸 듣기만해선 모를만큼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빗물처럼 아름답게 흐르는 선율이 누구나 좋아할만한 묘한 분위기도 자아낸다.

우리는 무엇에 매료가 아니라 미친걸 광끼라고 말한다. 술과 마약에 특히 의존하듯 산화한 보컬들은 당시
많기도 많았다. 소울이던 락이던 그런 싱어들은 우리가 불세출의 존재라고도 하지만, 뭐 국내도 그렇다만서도.
뽕 먹은 흐느적임과 감정에 더욱 충실한 공통성 때문에 뮤지션들이 유독 취약한듯 유행처럼 번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음악적인 부분만 보자치면 확실히 뭔가 그루브도 다르고 진한 매력도 풍기는건 맞지 싶지만
그렇다고해서 그 행위, 약이던 술에 빠진게 결코 잘 하는거 같진 않은게... 팬이라면 그 귀한 소리를 오래 듣고싶지
얼른 떠나보내고 새로운 곡 없이 추억만 하는 부분에 아쉬움이 자못 크다는걸 그들은 헤아릴 마음의 여유가
아무래도 없었지싶다. 어디까지나 내 블로그에 적어보는 나만의 상념이다만, 좋아했으므로 냉정하게 잘 한건
잘 한거고 (완성도 면에서) 아닌건 아니었다고 말은 꺼내둔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우리 가요도 과거에 많았다.
민감하므로 국내 가수는 누가 약 한 때 먹었는지를 굳이 거론은 않겠다만 알거라고 본다. 1970년대 초의
유라이어힙의 공연 동영상들을 보면 뭐 다 바이런이 노래를 한다만, 솔직히 눈에 그 광끼란게 다분하지 않던가.
뭔가 확 뒤집힌듯한 과도한 리액션. 본인들은 진짜 마약을 하고 일찍 저물고서 팬들에겐 음악이라는 이런
허가받은 마약을 영구적으로 남기는 이해타산적인게 강한 이상한 굴레? 뭐 그런 생각도 든다. 그래도 과거에
너무 화려했던 명성에 중도 버거워하며 몇 번의 망작도 나오고 이후 전성기를 다시 찾진 못하고 해도,
그룹 창단부터 이어온 믹 박스의 노력만은 정말 박수를 쳐 주고싶다. 그가 건재해서 그가 숨은 공신이었기에
유라이어힙이 동구권에서도 언 땅에 사는 사람들 마음을 녹이는 기염을 토하고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이어가며
좋은 본보기로 남지 않았는가. 그 점만은 이들의 음악을 들을 때 참 많이 생각하게 된다.

 



오늘은 다른 버전의 곡 감상 없이, 오리지널 곡만 심플하게 한 번 가는걸로 하겠다. 모처럼 게으름의 타파로
다시 쓰는 블로그다보니 큰 무리는 하고싶지않고 조촐하게 바이런을 추억하고싶다. 가장 유라이어힙 답다고
그렇게 평가되는 그 앨범의 정점을 찍은 곡, 우리나라 가수 정지훈이 아니라, 나는 비가 오면 이 곡이 맨먼저
떠오르더라. 사람마다 어차피 추억은 다른 것이니...

아, 좀 뜸했던건 현생이 바빠서. 링크에 나온 또 하나의 필자 계정의 다른 티스토리, 회사 블로그 작업을
업무가 좀 한가로우면 열심히 그림 그리고 하던지라... 혹여 옥외 광고 관련을 보시려거든 거기로 가시라.
거기에 나온 그림... 요즘도 일일히 그려대느라 공을 들이고 있다. 시켜서가 아니라, 필자 본인이 정말 회사가
좋아서 스스로 자신의 계정 하나를 소진해서 만든거니까. 아무튼지간 너무 개인 생활을 묵혀둔 감 없잖다.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 질문은 관련 포스팅에 올리면 답 드리는걸로.

 




조금 어설퍼도 워낙에 좋아하는 그룹이라 사전 찾아가며 못하는 번역을 생각하며 해 봤다. 조사하면 뭐
번역한 가사가 나오는데 그게 단 한 건이고 다 천편일률적이라서 그걸 베껴야되나 난감한거다. 이건
아니지 싶어서 번역기와 사전과 의미를 생각하면서 없어진 영어 실력을 중학교 수준만이라도 좋으니
소환을 하고 보자고 찬찬히 생각하면서 적어봐서 부족한 점이 가득하고 엉망 진창일지도 모른다만
여긴 어디? 필자 본인의 블로그. 저 음악은 뭐다? 필자 본인이 사랑한 음악. 그러므로 용감무쌍하게
팬이라서 해 보고싶던 그렇게 직접 느껴보고싶은 생각에, 이번에도 어설픈 해석이 들어감을 먼저 양해의
말씀을 몇 자 적어두는 바이다. 딴죽은 걸지 마시라. 할 일 없는 백수 키보드 워리어들의 딴죽을 받자고
좋아하는 곡입네 하며 어설픈 해석을 적은건 아니니, 타인의 취미에 이러쿵 저러쿵은 무례하지 않을까.
그냥 도전이었다, 좋아하는 뮤지션의 좋아하는 곡이라서. 그 정도로만 봐주십사 부탁을 드리겠다.


 

아무튼... 내용이 곡처럼 감미로운 사랑의 세레나데가 아니다. 7월의 아침과도 뭔가 맥락이 같은 삘인데
방황하는 마음이다. 이별 후에, 그렇게 많이 사랑했던 것 마저 바보같아서 빗 속에 부끄럽던 눈물을 섞어 흘리듯
자조적인 목소리로 조금의 원망도 상대방에게 독백하듯 내뱉는 내용? 마음 속에 비가 내린다는게 필시 기쁨은
아니라고 본다. Singing in the rain이란 곡처럼 산뜻 발랄한 멜로디라면 몰라도, 애상적에 애잔한... 딱 바이런다운
그 특징적인 목소리가 슬픈 것을 꾹 참아내는 어떤 심경을 세세히 묘사한 서정적인 곡이라고 생각한다.
즉 비 구름은 부정적인거고 슬픔을 가슴 속에 몰아둔 그 사람의 현재 부재 상태? 뭐 미뤄 짐작할 수 있지싶다.
한 때는 참 행복할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진 후 상처가 가득한 남자가, "나 이제 자유다 젠장. 세상 다 니꺼냐?
난 내꺼고 자유로워졌음 만족한다 음하하~!" 하며, 말하고 달리 슬픔이 벅차오르는 그 자체가 더더욱 부끄러워서
빗 속에 그 눈물을 감춘 채 몰래 흘리고 혼자 '난 괜찮다 괜찮다.' 하고 다독이는 그런 내용이 되고 마니까.

어째서 바이런에 더 꽂히는지 해석해 보고나서 그걸 알았다. 필자도 같은 케이스라서 장마가 내리거든. ㅎㅎㅎ


 


 

 

 

    Rain - Uriah Heep (David Byron)  

 


It's raining outside but that's not unusual
But the way that I'm feeling is becoming usual
I guess you could say
The clouds are moving away
Away from your days
And into mine

         바깥에 비는 오지만 그것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그렇더라도 나의 감정은 보통처럼 되어간다.
         내 생각에 당신은 아마도 이렇게 말하겠지,
         당신의 일상에서 구름이 흘러
         내 안에로 덮여 온다고.

 


Now it's raining inside and that's kind of a shame
And it's getting to me, a happy man
And why should you want to
Waste all my time
The world is yours
But I am mine

         지금 내 안에 내리는 비가 부끄럽다 생각되지만
         그렇게 나는 행복한 남자가 되어간다.
        어째서 당신은 원하는가, 
        내 모든 시간을 허비하기를.
        세상이 당신 것일진 몰라도
        나는 나의 것일 뿐..


 

 


Rain, rain, rain, in my tears
Measuring carefully my years
Shame, shame, shame, in my mind
See what you've done to my life

        비...... 그리고 나의 눈물,
        조심스레 내 지난 몇 년을 숙고해 본다.
        내 마음 속의 하염없는 부끄러움을.
        당신이 내 인생에 어떻게 한 건지 보기를...
        당신이 내 인생에 어찌 한 지를 보기를...

Posted by Sess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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