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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28 나를 분석한다 : 언변과 필력

(본인의 페이스북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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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봐도,
그 때 그 때의 느낌을 적고 정리해 두는 이 글들이
무슨 자잘한 소설이나 드라마를 엿 보는
묘한 그런 기분도 들게하는 이상한 필력이다.
그래서 고정적으로 읽는 사람은 읽는다.
이런 유형이 상당히 드문 것도 안다만 개의치도 않는다.
나 역시도 알고 있고, 그 사람들이 좋고 고맙달까.
자, 또 하나 생각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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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한다만
사람에게만은 내 느낌이나 감정을
직접적으로 직설 화법은 가급적 피하려고 한다.
유난히 날카롭거나 파장이 크다는걸 알아서랄까.


내게 가장 큰 무기라는게...
날카로운 한 마디 말!
소위 사람을 죽이거나 살리는 말을 가진거, 안다.
그 철의 논리와 결부된, 짜임새 있는 말과 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동조하게 하거나
혹은 설득에 대해 타고난 뭐가 있다는 소리는
귀 따갑도록 들어왔기 때문에
가령 직업을 선택할 적에도 영업 관련해서 콜이 오기도 한다.
니 지금 언변으로 나를 홀릴 정도면, 니가 왜 영업이 안 되냐
이럼서 파고들려고 하는데, 틀린 소린 아니다.
다만 내가 나 살자고 추근덕대는 영업을 성격상 거부하는거지.

 

 

더러 사귀는 연인은 직설적으로 짧고 간단하더라도
반복해서 귀에 못이 박힐지라도
직접적인 표현을 아끼는 상대가 대놓고 터트려주길,
녹음기처럼이라도
사랑한다느니 기타 그런걸 오글대도록 해 주길
내심 바라는게 소위 말하는 내 연인의 바램이란 것이다.

 

 

내가 가진 언변 혹은 필력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슬럼프 빠진 사람에겐 톡 짚어서 아무 것도 아니니
조금은 한 발 물러나서 니 문제를 관조해 보라며
문제의 심각성에서 사사로운 감정을 배제하여
철저히 사실에 의거해서 '너 아직 쓸만하다'만을 주지시킨다.
반대로 너무 자만에 사로잡힌 영혼에게는
그 거품 다 빼버리고 '너 요만한데 뭘 허풍이니?' 라는걸
가차없이 매몰차게 다 부숴버리며 탁 던지기도 한다.
즉, 언어로서 당근도 채찍도 바꿔가며 휘두를 줄을 안다.

 

 

나라는 녀석의 방식은 내성적인 성격이 방법을 선택하는데
스스로가 고도의 외곬수요 내성적인 녀석이다보니
그렇다고 내숭을 부리는 그런건 또 고의로 하기는 싫고.
정말로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겐 대놓고 짧게
임팩트 있는 굵은 중저음으로 '당신 좋아해'
그렇게나 오글거리고 소름 돋아대서 팔을 마구 손으로 쓸어댄다.
그래서 더러 듣고싶다면서 왜 안 해 주냐고 매달릴 때
부끄러운걸 왜 자꾸 못 알아듣고 물고 늘어지느냐 하다가
버럭하며 상대방에게 강한 한 방을 날리기도 한다.
서운했을 것이다. 그리고 내 그 화법이라 더 아팠을 것이고
보다 더 야속하고, 그래서 '문디손' 만을 연발하기도 했을게다.
요 모든걸 알고는 있다는게 가증스런 여자 속성이라서다.

 

 

그러나 말은 사람의 마음을 신중히 담아야 한다는
나만의 지론이 강한지라, 더러 쭈뼛거리고 조금 빙 둘러도
대놓고 직관적인 단문으로 '좋아해' 내지는 '사랑해' 보다는
자칭 고전적이고 보수적이라 차마 그 짓 몬한다는 내 방식은
아래에 쓴 글처럼, 그 상대방과 나만이 알 수 있는 언어로
상황과 생각과 마음을 가장 구체적으로 적으면서
이해를 시키는 방식을 표방하고 있다.

 


기계적인 말투, 스스로도 단어라는 말보단 어휘라고 적어대며
다소나마 책 읽듯 딱딱하고 독특한 표현을 쓰는 놈이지만
그렇기에 어디서도 못 느껴보는 언어로
사람 홀리고 마음 움직이는데는 도가 틀 수 밖에 없잖나 한다.
들으면서 그냥 귀로 빠져나가는 단문보다는
나름의 이유가 가미되서, 직접 적지는 않아도
그 마음에 뭔가 내 마음이 전달된 채로
그걸 오래도록 품을 수 있는 말들을 이같이 남기기 때문이다.

 

 

즉 화려하게 꾸미는데는
정말 이 쓸데없이 화려한 언변과 필력이
언젠가 우스갯 소리로 논하던,
'나는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시스트가 될거다.'
라고 했던 것처럼, 누가 들어도 제법이나 달달하게 적는거 같다.
그런 특이한게 일반적이지 않아서
사람들은 '또 해 봐. 또. 너 재밌어.' 이러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선수 삘의 느낌을 주기도 하고 뭐 그렇다.

그러다보니 글 어디 몇 자락 쓰는게 일말 두렵지도 않으며
웃긴건 사람들은 말과 생각과 글이
다 뉘앙스가 다르고 다른 사람처럼 어그러진다면
난 실제로 저 말투로 말하고, 저런 어휘를 쓰면서
정말 중저음으로 멋없게 떠드는, 전부 일치되는 생물이다.
하여 '말 하는건 좀 다를 줄 알았어요. 근데 정말 똑같아요.'
이 소리가 통화던 직접 대면 후에 100% 듣는 소리다.

 

 


뭐쯔라고. 나 원래 그런 놈인데.
내 머릿 속, 혹은 마음 속의 생각을
그대로 적는게 전부고, 그대로 말하는게 뭐가 이상한가.
나는 내 자신에게도 속이기 싫다는게 강해서
그 의미가 베인 일종의 습관적 행태로서 일치가 되버린거다.
그러니 원래 분석적이고 논리적이라는게
말 한 마디던, 글 한 줄이건... 드러나버리는거지.
거기에서 사람들은 호기심을 무한히 품곤 한다.

이 독특한 언변과 필력을 갖춘 경우는
나도 나 외에는 내외국인 본 적이 없어서 가늠만 한다.
비교 대상이 없어서 가늠만 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글 쓸 적에는 일기라기보다는
자기 이야기를 수필이나 소설 쓰듯 하는 문체를 드러낸다.
그걸 구어체가 문어체랑 같은 놈이면... 얼마나 묘하겠는가만.

이런 유형은 면접은 껌이거니 생각하는
자동 말빨 주머니 같은게 상시 장전되어 있다.
알던거 전부를 논리적으로 차곡차곡 담은 듯한 주머니.
당황하는 기색이 전혀 없이, 하나씩 술술 풀어 끄집어낸다.
그래서 몸 고단하면 글 쓰는 알바를 노려봄직도 한
나름 살아가면서 굶어죽진 않을 부분이 되버리기도 한다.

 


그러니까 별나라 사람, 일반적이지 않다느니
비일비재한 그런 평가들이 들리는거지만
하도 들어서인지 그러거니 하고 꿈쩍도 안 한다.
바로 나는 나다운걸 가장 선호하기에
나만이 가진 이 독특한 색채가 나다워서
편하고 좋은거기 때문이랄까.

 

 


수 년 전에 나는 나를 한 단어로 Poetaster라고 적었다.
사전적으로 포엣테이스터는 정식 포엣이 아닌,
엉터리, 혹은 그 유사자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의역하자면 '멋대로 혹은 엉터리 작가'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자, 당신은 당신을 어떻게 표현하는가.
말 할 때와 생각할 때와, 펜을 쥘 때의 망설임이
제각각 다르면서, 무엇이라 명명한 그런게 없는가.

 

 


그렇다면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떤가.
남이 불러주는 타이틀은 싫어도 듣기 마련이고
생길 수 밖에 없는게 사회 생활을 하는 어른들이다.
내 스스로 나를 칭하는 그런 타이틀,
그건 나만이 나를 정확히 알기에 붙일 수 있는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냉정한 평가가 아닌가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나답게
나만의 엉망진창 소설스런 글빨로 생각을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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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essh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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