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주제가] 보물섬 (1980년도 버전)
필자가 못 잊는, 나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한 추억의 만화 주제가 Top3에 들어가는 곡이다. 한 때는 블로그에
연결된 친구와의 동호회에 넣어주려고 그토록 찾아도... 가사는 같은데, 나중에 재편집한 장조로 나가는 생뚱맞은
곡만 나와서 좀 장중하고 애잔한 이 마이너 코드의 묘하게 슬프면서도 사나이의 결의같은게 물씬 느껴지는 이
곡 버전이 없어서 그냥 가사만 적어두고 그림만 모아놨었던 기억이 있다. 시대가 좋아지다보니, 누군가는 그
영상을 가졌던 모양이고 게다가 이렇게 결국은 올라와 줄 줄 몰랐다. 진짜 그리워하던, 찾아헤메던 노래 영상
이었으니 오랜 친구를 재회한 기쁨? 그런 느낌마저 들만큼 여전히 가슴에 저미는듯한 그 만화의 장면들이 막
떠오르더라.
악역이라도 존 실버, 외다리 실버가 그래서 좋았다. 필자에게는 이 만화에선 부동의 1위 캐릭터. 워낙에
그림을 아름답게 잘 그리는 그 데자키 오사무 (데즈카 오사무는 철완 아톰과 요술 공주 세리 그 사람), 스케치
선도 막 보이는 독특한 이 사람만의 작화도 너무 아름다웠다. 베르사이유의 장미와 보물섬, 내일의 죠... 이 셋은
그런 선의 터치가 멋지달까. 굉장한 작품이다 하는 느낌을 그 꼬마 시절에도 받았으니 말이다. 너무 땡그랗게
생긴 짐과 야옹이인지 치타인지는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고, 실버가 멋있어서 보는 맛? 뭐 어렸을 때도 워낙
취향이 확실해서 드럽게 잘 생겨야만 좋아하는 좀 그런 습성인지라, 게다가 카리스마가 또 있지않던가.
실버는 이래저래 그래서 더 안타깝고 아련했었다. 그러니까 실버의 광팬이었던거고, 여전히 필자는 애니에서
가장 카리스마가 쎄거나 멋있거나 하는 인물을 좋아하는게 아마 이 작품에서부터 발동이 걸렸던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실버 아닌가. 은발 머리를 좋아하는데 실버가 이름. ㅎㅎㅎㅎ
역시 장조의 영 분위기 깨는 버전에는 죄다 댓글로 성토하길, 가사는 맞는데 이거 아니라고 울먹거리듯
난리들이었다. 죽어도 못 잊을 손 꼽을 명작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유난히 많은게 이 만화다. 그리고 다행히
후대에 다시 색을 입혀 그대로 보강한 버전이라도 EBS에서도 방영해 준 적이 있었다보니, 그 영상들이 많이
올라오더라. 본 게시판에 향후 순차적으로 보물섬 1화부터 올려둘까 싶다. 참 고마운 공유자들이랄까. 내 추억
찾아줘서 은인이다 싶은 지경이다. 전부 이 영상에 그래 이거다 이 노래다... 똑같은 마음으로 달린걸 보니,
추억이란건 참 간절해질 때가 있지싶다. 그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만, 첫 사랑만큼 뜨겁게
기억된 자신들만의 예뻤던 추억들이니까 다들 그걸 찾아내려고 기를 쓴게 아닐까 한다.
세월이 흘렀어도, 입이 기억하는건지 한 글자도 안 틀리고 따라부르고 있었다. 하긴, 어떻게 잊을 수 있겠나
실버를. 찾아냈을 때의 감동과 희열, 그것이 뭔질 알기에, 그래서 여기에도 가져다가 놓는다. 두고두고 보려고.
이 만화에 관한 자세한 내용들은 추후 장면 사진들과 함께 다시 포스팅 하는걸로 하겠다. 지금은 그냥...
이 추억을 들어주시기를.